※영남알프스

영알 석골사 환종주(2020.9.12~13)

쇠돌이 2020. 9. 14. 12:16

◈산행일시:2020년9월12일~13(토~일)..첫날:안개비..둘째 날:흐림

◈산행코스:석골교~석골사~수리봉~문바위갈림길~사자봉~알바(계곡 하산)~능선 재접속~억산~팔풍재~

               범봉~운문산~아랫재(1박..야영)~가지산~중봉~능동산~임도~샘물산장~천황산~상투봉~도래재~

                정승고개~정승봉~실혜산~원당마을~석골교

◈산행거리 및 시간: *산행 거리: 첫날:14km, 둘째 날:28.43km *합:42.43km

*산행 시간: 첫날:08:00~18:00 (10시간00),둘째 날:05:20~19:50 (14시간30분) *합:24시간30분

◈진행방식:나홀로

 

오늘은 얼떨결에 시작했던 영알7사 환종주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마눌은 아들을 보기위해 대구에 갔다. 새벽 일찍 알람을 맞춰 놓고 신나게 달려 석골교 들머리에서 08:00정각에 산행을

시작했다.일기예보에는 첫날은 오후부터 개인다고 했는데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여 있다.

구름 사이로 해가 잠깐 비췄는데 그 사이 무지개가 떴다.

산행 시작부터 무지개를 보니 기분이 좋다.당일로 진행을 했으면 엄두가 나지 않아겠지만 야영장비를 챙겨

산행을 하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내 스타일대로 즐기면서 천천히 걸어 보자고요~~

석골사 조금 못 미쳐 산행 들머리가 있다.

수통에 물을 거의 채워 오지 않았고 석골사도 초행이니 석골사에 들러 물을 채우고 가기로 한다.

석골사 입구에 있는 석골폭포...

석골사 대웅전..오랜된 고찰이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옛스런 모습은 별로 없고 그냥 평범한 절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석골사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려고 했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 그냥 흐르는 물로 수통 가득 물을 채웠다.

배낭은 무거워도 물이 없으면 장거리 산행에 어려움이 따르니께~~

석골사의 안내..석골사 환종주가 아닌 경우에는 석골사 뒤편으로 난 길로  운문산으로 진행을 한다.

태극 환종주 지도를 보니 그리 되어 있다.영알 7사 환종주를 마치고 다음에는 태극 환종주를 해 볼까?

그러다가 실크로드 환종주까지 욕심을 내는 건 아닌지 몰러~~

참고로 태극은 50km이고 실크로드는 장장 100km이다.우리같이 범인은 어렵고 대한민국 0.1%만 입학이 가능한 J3님들이 하는 코스다.참고로 난 정보 공유를 위해 J3에 가입을 했었는데 눈팅만 한다고 짤렸다.

조금 오르니 조망바위가 나오고  원당마을이 보인다.내일 만나게 되는 정승봉과 실혜봉도 조망되고~

뒤에 바스락 소리가 나서 뒤돌아 보니 산님 두분이 나타났다.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천천히 먼저 진행을 한다.

여기부터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안개비라 배낭 커버를 하기도 그래서 그냥 진행을 했다.

덕분에 배낭에 패킹한 휴지 및 여러가지 물품이  물에 많이 젖었다.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반겨 주고 있다.

위험구간은 이렇게 안전 사다리를 만들어 놨다.영알이 국립공원도 아닌데 시설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영남 사람들이 영알을 엄청 많이 사랑하니께~~또 비박꾼의 성지가 영알이 아니겠는가?

난 지금까지 세번밖에 영알에서 야영을 하지 않았지만~다른 사람같이 그룹지어서는 아니고 몰래 조용히~

아니온듯이 다녀 가소서!!

사자봉 갈림길..이 갈림길에서 사자산을 갔다가 돌아 와야 하는데 중간 시그널이 있어 계속 진행을 해서 알바를 하게 되었다.덕분에 빡센 하루가 되었고~~

사자봉에서 바라본 풍경..굽이굽이 영알의 길이 열리고 하얀 백운산이 보인다.

사자봉..924m..사자봉을 찍고 바로 갈림길까지 내려 가야 하는데 중간 시그널을 따라 가다가 대형 알바를 하게 되었다.

시그널은 계곡을 따라 걷는 계속 트레킹과 연결이 되어 있었다.

일명 꾼들만 가는 그런 코스~~

방법이 없어 계곡까지 하산을 했다.GPS를 가동해보니 계곡을 따라 역으로 올라가면 능선과 합류가 되는 걸로 검색이

된다.GPS가 없으면 길을 잃고 헤맸겠지만 다행히 요즘은 문물의 도움을 엄청 많이 받는다.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 주능선과 접속을 했다.비가 오는 관계로 폰도 배낭에 패킹을 했기에 첫날 사진은 몇장 담지 못했다..대비사 환종주때 올랐던 '억산'을 또 올랐다..억산..944m..

억산에서 운문산까지는 그냥 생각없이 걸었다.최근 운문사 환종주때 걸었던 길이기에 진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범봉에서 방향을 착각해서 잠깐 알바를 한 것 빼곤~~운문산.. 1,188m

운문산에서 아랫재까 내림길에 3명의 산객을 만났다.근데 그들이 복장이 너무 단촐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아랫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운동삼아 운문산에 올랐다고 한다.

어쨌든 아랫재에에 도착은 되었는데~~처음 계획한 가지산 정상 헬기장까지 가기에는 너무 무리 같다.

바람은 거세게 불고 배는 고프고 또 중간에 마땅한 야영지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결심했어~일단 여기서 자고 내일 일찍 출발하면 되는 거야!!

환경감시초소 데크에 텐트를 쳤다.옷을 전부 갈아 입으니 그래도 조금 살 것 같다.

텐트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침낭을 여름용로 준비했더니 추워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라면 한개를 끓여 저녁을 먹고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이리 뒤척 저리 뒤척..간간히 태극종주팀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아침에 가지산장 쥔장이 알려 줬다.보통 새벽 2~3에 태극종주팀이 많이 지나 간다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커피를 끓여 아침을 대신하고 둘째 날 여정을 이어 간다.05:20 산행시작

1시간쯤은 휴대폰으로 불을 밝히고 진행을 했다.새벽 오름길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숲속에서 자기 영역을 침범했다고 멧선생들이 그렁그렁 소리를 내고 있고~~

그래도 날이 밝아오니 조금씩 컨디션이 좋아졌다.음~~근심을 털어 놔서 그랬을 수도 있고

석골사 개울물을 먹어서 그런지 속이 편치않아 중간에 자연보호를 하고 왔다.

어제는 비가 내렸고 오늘은 흐리기만 했다.동쪽에는 아침 여명이 밝아 오는데 구름 속으로 살포시 보여주는게 오늘

해님의 마지막 인사가 되겠다.운무가 없으면 밋밋한데 간간히 운무가 있어 아침 풍경이 좋았다.

구름속에서 해님이 방긋~~이른 새벽인데도 여자 산꾼 한명은 해님을 맞이하면서 동영상까지 촬영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녀는 영알에 사랑에 빠진 듯~

가지산 자살바위에서 바라본 가지산 정상 가는 길..

오늘의 풍경은 딱 여기까지다.산은 보여 주는 만큼만 보면 된다.욕심을 버리자.보이는 그 모습에 만족하자.

지리산 덕유산이 아닌데도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덕분에 영알에 빠진 산님들이 많은 듯~국립공원이 아니어서 자유롭고~국립공원은 공단 직원들 옷만 보면 기분이

다운이 된다.백두대간길에 덕유산에서 만난 국공직원 트라우마가 지금도 뇌리에 박혔다.

그 장대비를 맞고 와서 숙박을 하려는데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얼마나 뭐라 하는지??

그 이후로 비비색도 샀고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좋다~~7사 환종주를 마치면 영알 둘레길을 하려고 하는데 이런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 중간 중간 이벤트로 1박2일 야영

산행을 해 볼 예정이다.

가지산 정상 못미쳐 텐트가 몇 동 쳐져 있다.7시가 넘은 시간인데~아마도 저 사람들은 나같이 종주꾼이 아니라

야영꾼일 것이다.안그러면 저렇게 늦게까지 자지는 않는데~~

난 보통 4시쯤 기상해서 6시전에는 산행을 이어 간다.

가지산 정상 헬기장..예의상 헬기장 정상은 비워 두고 그 근방에서 야영을 하고 있었다.

가지산 헬기장에서 정상까지 가는 길목 사이사이에 텐트가 많이 보였다.

역시 꾼들은 벌써 텐트를 칠 곳을 마련해 놓고 왔던 것이다.

당일 산행은 대피소에 잘 들어가지 않는데 오늘은 배낭에 먹거리가 없어 산장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가지산대피소 라면 맛이 일반 시내에서 파는 라면보다 더 맛이 좋았다.

5천냥이 아깝지 않았다.6천냥 받아도 될 듯~~~~~~~~~~

라면에 버섯과 콩나물 그리고 황태까지~~거기에 아침 해장막걸리라~~이런 근사한 아침상이라니~

코펠과 버너가 있으니 라면을 끓여 먹어도 되지만 중간에 배개 고파 생라면은 비상식으로 그냥 먹어 버렸다.

내 옆에는 비박꾼 몇명이 아침을 해 먹고 있었다.대신 '순희' 몇 병은 팔아 줬겠지..

든든히 배를 채우니 이제 부러울게 없다.두발로의 긴긴 여행만 남았을뿐~

가지산 정상에서 바라본 아침 풍경..역시 아침은 전날 비가 온 풍경이 가장 멋지다.

가지산..1,241m..7사 환종주를 하다 보니 벌써 가지산만 3번째 오른다.

~~

몰골은 꾀죄죄 하지만 기념으로 한컷~

중봉에서 바라본 가지산 정상부..

중봉에서 석남고개 그리고 능동산까지는 엊그제 진행한 석남사 환종주와 겹치는 관계로 기록은 생략~

능동산까는 쉼없이 계속 걸었다.별 특색이 없기에~

쇠점골 약수터에서 물도 한잔 먹고 수통에 물도 보충하고~길이 좋아 적당량만 보충했다.

쇠점골 약수터는 양알 산꾼들에게는 보약과 같은 존재다.

임도를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샘물상회'를 만날 수 있다.대피소나 주막을 버리고 마을에 있을법한 '상회'라는 이름을

지은게 특색있다.

예상대로 샘물상회에 도착하니 딱 점심시간이다.샘물상회는 메뉴가 단출하다.라면하고 두부만 있다.

이런 산속에서 많은 걸 바라는게 당근 욕심이지만~~

천황산 케이블카를 준공하고 샘물상회는 장사가 더 잘 되는 것 같다.그만큼 접근이 쉬어졌으니..

두부 반모에 막걸리 한잔~처음엔 한모를 시켰는데 쥔장이 많다고 반모만 줬다.근데 먹다보니 반모가 조금 적은 느낌도

있었다.갈 길도 많이 남았고 비식식량도 다 떨어 졌으니~~그 맘을 눈치를 챘는지 앞에 앉은 산객 한분이 먹다가 남은

가래떡 한줄은 주더라~~시장이 반찬이라고 체면을 안 차리고 받아 먹었다.

천황산 가는 길..천황산 가는 길은 생각보다 산님들이 많았다.물론 케이블카 덕분이겠지만~천천히 걷는 나를 대부분

사람들이 추월해 갔다.난 그래도 내 페이스를 유지하고~

천황산도 최근에 두 번째 방문이다.표충사 환종주길에 한번 지났었다.

천황산..1,189m

천황산 찍고 표충사 환종주때 지났던 길로 하산을 시작한다.

밀양 얼음골 방향이 멋지다.

백운산도 보이고~

도래재 필봉 갈림길..표충사 환종주때 필봉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잘못 가서 도래재로 진행을 했었다.

오늘은 당근 도래재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오니 도래재가 나왔다.

이제 내려왔던만큼 다시 올려야 한다.힘이 다 빠진 상태에서 오름길이라 더 힘이 들었다.

해지기전에 하산을 완료하려고 힘을 내 본다.영차 영차 여~~영차

구천산 갈림길..지도에는 구천산에 갔다 오라고 하는데 체력이 방전 직전이라 구천산은 과감하게 패스~~

왕복 1km가 엄청 길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조망터에서 마주한 !!정승봉과 실혜산 능선~지금은 해가 서산에 걸려 있지만 금방 어두워지니 힘을 내자 힘 힘!!

마지막 용을 쓰면서 오른 정승봉..803m..

근데 정승봉이 끝이 아니고 실혜봉이 하나 더 있다.이제 마지막으로 남겨둔 쵸코바 한개로 마지막 에너지를 보충한다.

자 가자~~석골사 환종주 마지막 봉우리로~~실혜산..828.3m

실혜산은 하산길 갈림길에서 배낭을 벗어 놓고 진행을 했다.

이제 마지막 봉우리를 찍었으니 하산만 남았다.한시간 후면 하산이 완료 될 같다.

근데 마지막 지점에서 갑자기 길이 없어지고 절벽이 나오는 바람에 엄청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이리 저리 길을 헤매다 개천을 따라 내려와 마을에 접속을 했다.

덕분에 예상시간보다 한시간이 더 걸렸다.

석골교 산행완료(19:50)

*총 산행 시간:08:00~다음날 19:50 (24시간 30분)

 

이렇게 얼떨결에 시작한 영알 7사 환종주를 마무리 했다.

4번은 당일로 3번은 1박2일로 다음에는 한달에 한번은 남해안 둘레길을 잇고 남은 시간은 영알 둘레길을 이어갈

예정이다.마눌을 살살 꼬시고 있는데 같이 동행 했으면 좋겠지만 안 되면 홀로 라도~

당일 또는 1박으로~~~~~최근 영알에 푹 빠져 산다. 사랑해요~~~영알!!!!